왜 수학을 배울까? (논리?)

“나 수학 교육이 왜 필요한지 알 것 같아”

수업 사이의 짧은 점심 시간이었지만, 내 친구 마크는, 늘 그렇듯이, 흥미로운 토론 주제를 건넸다.

“수학이 가장 순수한 형태의 논리여서가 아닐까?”

 

누군가 수학 교육의 목표에 대해 묻는다면, 나는 보통 “사고력과 문제 해결력을 길러 주기 위해서” 라고 간단히 답한다. 주로 학생들이 그런 질문을 하는데, 내 진짜 의견을 늘어놓기엔 너무 길고 끝도 없을 뿐더러, 당장 그들이 겪고 있는 학교 수업에 부합할 수 있는 설명은 그정도로 충분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마크는 언제나처럼 그보다 더 깊은 고찰을 요구했다.    

 

마크의 생각에 따르면, 사람들은 누구나 살면서 언제든 논리를 필요로 한다. 어떤 선택을 하던, 이야기를 나누던, 누군가를 설득하던, 시시비비를 가리던, 명확한 논리를 사용하지 못하면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다. 그러한 논리를 가장 보편적으로 배울 수 있는 과목이 바로 수학이라는 것. 예를 들어, 1+1=2 라는 명제는 학생들로 하여금 1+2=1+1+1=3 이라는 결론을 내릴수 있게 해준다. “수학을 배우는 이유는 이런 순수한 형태의 논리를 배우기 위해서가 아닐까?” 마크는 말했다.

 

수학을 배우는 이유가 “논리”일까?

내 생각은 마크의 생각과 조금 다르다. 물론, 논리는 수학의 가장 중요한 요소 중 하나이고, 일반적인 미국의 학교 수학에선 논리만 잘 깨우치면 좋은 성적을 유지할수 있다. 수업에서 나오는 문제들은 형식이 정해져 있으니까. 실제로 미국의 커먼 코어는 추상적, 수적 추론과 수학적 논리의 수립을 강조하니,1 사실 현재 수학 교육의 목표는 마크가 말한 논리에 집중하고 있을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순수 논리는 수학이라는 학문을 온전히 탐구하기엔  불충분하다. 그 유명한 4색정리의 증명이 그 예시이다.

어떤 "지도"이던 간에, 4개의 색만 있으면 인접하는 두 지역이 다른 색이도록 칠할수 있다.

4색정리

4색 정리에 따르면, 모든 지도(또는 선으로 나뉘어진 어떤 평면)는 4가지 색을 사용하면 인접하는 두 지역이 같은 색이지 않게 칠할수 있다. 이 문제는 1852년에 처음 제시되었고, 100년이 넘게 지난 1976년이 되어서야 아펠과 하켄 교수가 컴퓨터를 이용한 방식으로 증명을 했다. 하지만 수학자들에게 수많은 비판을 받았는데, 인간의 지식과 수학적 논리가 아닌 컴퓨터에 의존한, “우아하지 못한” 증명이라는 것.

하지만 아펠과 하켄의 증명 방식이 틀린 것일까? 절대로 아니다. 그들은 수학적으로 무한의 경우의 수를 1936가지로 축소시켰고, 그 가짓수들을 확인하기 위해 컴퓨터를 사용했을 뿐이다. 이런 방식이 수학적이지 않다고 주장할 수 있을까? 그 1936가지(현재는 633가지로 더욱 축소되었다)의 경우를 어떤 대단한 논리로 접근해야만 수학적인 것일까? 재미있게도, 이 정리를 “우아하게” 풀어낸 수학자는 아직 나타나지 않았다.

앵무조개와 황금 비율

관습적인 논리와 창의적인 방식이 대립하는 또 다른 예시가 있다. 앵무조개와 황금 비율에 관한, 현재까지 진행중인 토론이 그것이다. 대중들에게는 흔히 앵무조개의 껍질이 황금 비율을 나타낸다고 알려져 있지만, 사실 많은 수학자들은 동의하지 않는다. 황금 비율은 Φ=1.618…이라는 값이 정해져 있는데, 평균적인 앵무조개에서 관찰되는 나선은 성장 비율이 약 1.33에 불과하기 때문. 사실, 널리 알려져 있는 피보나치 나선(황금 나선과 동의어로 쓰인다)과 앵무조개의 나선을 비교해 보면 확연한 차이를 관찰할수 있다.

황금(피보나치)나선
앵무조개
앵무조개의 나선보다 황금(피보나치)나선이 훨씬 빨리 팽창한다.

그러므로, 단순히 바라본다면, 앵무조개는 황금 비율을 나타내지 않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어떤 이들은 앵무조개와 황금 비율의 관계를 발견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그 중 한명이 마이즈너라는 수학자인데, 그는 “황금” 나선이 여러 개 존재할지도 모른다고 주장한다. 예를 들어, 어떤 나선의 성장 비율을 황금 비율로 맞추고 일반적인 피보나치 나선의 90도가 아닌 180도를 기준으로 팽창 시키면, 놀라운 정도로 앵무조개와 비슷한 모양을 나타낸다.2

 

또한, 캐시 윌리엄스라는 연구자는 한 앵무조개의 껍질로 비슷한 실험을 한 결과, 175도의 모델이 2% 미만의 오차로 황금 비율과 아주 비슷한 성장 비율을 가지고 있는 것을 발견했다.3 그렇다면, 많은 수학자들의 주장처럼, 단순히 황금 나선의 공식과 다르다는 이유만으로 앵무조개가 황금 비율을 나타내지 않는다고 결론지어야 할까? 아니면 “황금 나선”이라는 용어의 정의에 대해 더욱 고찰하고 탐구해야 할까?

 

당연하지만, 위의 예시들이 논리의 중요성을 반박하진 않는다.

하지만 수학에 논리가 전부인건 아니다.

마이즈너(Meisner)의 방식을 사용하면, 같은 황금 비율을 사용함에도 불구하고 일반적인 황금(피보나치)나선보다 느리게 팽창한다.

위의 예시들은 수학을 향한 일반적인 선입견을 반박한다. 수학은 뻣뻣한 학문이고 어떤 고정된 논리로 이루어져 있다는 편견들을. 당연하겠지만, 논리가 어떤 고정 관념을 반드시 수반하는건 절대로 아니다. 그렇지만 나는 마크의 의견에 완전히 동의할순 없다. “수학은 논리”라는 생각이 수학의 유연하고 창의적인 면모를 가릴수 있기 때문. 4색정리를 증명한 아펠과 하켄 교수가 순수하게 논리로만 접근했다면, “컴퓨터”라는, 당시엔 혁신적이였던 기술을 접목할 수 있었을까? 또한, 앵무조개와 황금 비율을 바라볼 때, 모두가 단순히 공식과는 다르다는 이유로 논제를 거짓으로 결론지었다면, 황금 비율에 대한 이렇게나 깊은 고찰이 가능했을까?

 

다시금 강조하지만, 나는 수학적인 논리가 중요하지 않다고 말하고 싶은게 아니다. 그건 사실이 아니니까. 하지만, 나는 그보다 조금 더 넓고 다양한 수학의 세계를 학생들에게 보여주고 싶고, 학교 수업들이 조금 더 창의적이고, 탐구적이고, 유연하고, (내가 이전의 Purpose 포스트에서 언급했듯이) 문학적인 수학의 면모를 나타내길 바란다. 그렇게 된다면, 그렇게나 많은 수포자들과 수학 불안을 겪고 있는 학생들이 조금 더 수학을 “왜” 배우는지 이해할 수 있지 않을까.∎

1  National Governors Association Center for Best Practices & Council of Chief State School Officers. (2010). Common Core State Standards for Mathematics. Washington, DC: Authors.

Meisner, G. (2016, August 31). The Nautilus shell spiral as a golden spiral. Retrieved February 05, 2021, from LINK

Selbach-Allen, M., Williams, C., & Boaler, J. (2020). What would the nautilus say? Unleashing creativity in mathematics! Journal of Humanistic Mathematics, 10(2), 391-414. doi:10.5642/jhummath.202002.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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